[간병일기] 1. 어머니의 수술 (~ 수술 당일)

간병일기
1. 어머니의 수술 (수술 전~당일)	2.  병원 입성기 (수술 1일차)	3. 환자 간병 1일 (수술 2일차)
4. 컨디션 저조 (수술 3일차)	5. 보호자 교대 (수술 4일차)	6. 코로나 환자 간병 (수술 13일차)
7. 동생의 입원 (간병 21일차)	8. 최악의 날 (수술 24일차)

 

 

어머니가 경추수술을 받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족이 겪은 일을 정리했습니다.

 

 

 

수술 전

 

어머니가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에서 경추 수술을 받았습니다.

7시간 정도 걸린 큰 수술이었고, 2주 동안 입원했습니다.

 

원래 외할머니가 상주 보호자로 어머니를 간병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장례식장에서 기운이 없어 보여서 제가 하겠다고 했습니다.

말을 기다렸다는 것처럼 안도한 부모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하루만에 도착한 검사 결과

 

상주 보호자는 늦어도 입원 이틀 전에 받은 pcr 검사 결과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수술 이틀 전에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본인 신분증, 환자의 입원 계획이 적힌 서류를 가져가면 무료입니다.

 

어머니는 자기가 움직일 수 있으면 혼자 있어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간병 기간을 최소 3일에서 최대 일주일로 생각했습니다.

인터넷에 검색하고, 성인간호학의 척추 및 경추환자 간병 파트를 찾아보니 수술 몇 시간 뒤 환자들이 움직였습니다.

그래서 귀찮지만 어렵지는 않겠구나 싶어서 아이패드와 병실에서 읽을 책을 챙겼습니다.

 

 

* 상주 보호자 짐 챙기기 tip

필수 아이템은 푹신한 이불입니다!

보호자 침대는 공원 나무벤치가 생각날 정도로 좁고 딱딱했습니다.

그래서 몸살이 나서 고생했습니다.

깔 이불, 덮을 이불이랑 베개도 챙기시면 좋고, 슬리퍼가 있으면 은근히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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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당일

 

아버지와 함께 짐을 챙겨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어머니는 병원에서 검사받을 것도 있고, 컨디션을 조절하기 위해 미리 입원했습니다)

 

오전 10시 반,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병실에 올라갈 수 있는 보호자는 한 명뿐이라 아버지가 올라갔습니다.

아무래도 자식보다는 배우자가 든든하니까요.

 

다른 보호자는 수술실로 들어가는 환자 모습만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근처 CGV에서 슬램덩크를 볼까 하다가 카페로 향했습니다.

이번 수술이 잘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걱정 없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11시쯤 수술이 시작됐고 아버지랑 점심으로 샤브샤브를 든든하게 먹었습니다.

다시 카페에 가려고 했는데 아버지께서 차에 가자고 해서 함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밤까지 차에 감금(?)되어 있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전화도 안 받고, 차 키를 가지고 그냥 병원에 들어가셨기 때문입니다.

와중에 창문으로 찬 바람이 들어와서 추웠습니다.

 

차 문을 열어 둔 채로 다닐 수 없어서 그냥 있었습니다.

나중에 말을 들어보니까 화장실 갔다가 깜빡하고 수술실 앞에서 기다리셨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아버지 휴대폰으로 문자가 왔습니다.

수술이 끝났고 회복실에서 회복 중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집에 있는 동생이 걱정된다고 훌쩍이며 연락했길래 일단 적당히 달랬습니다.

 

어머니가 제 연락처를 주보호자로 해놔서 간호사실과 중환자실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1. 병실에 있는 어머니 짐을 빼주세요.

2. 중환자실에서 기저귀를 써야 하는데 가져왔나요?

이런 내용이었는데 아버지가 보호자 출입증을 가지고 있어서 그냥 아버지 번호를 알려드렸습니다.

(연락은 셀룰러 기능이 있는 애플워치를 차고 계시기 때문에 문제없습니다)

 

아버지는 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제 연락을 받았습니다.

점심을 든든히 먹어둬서 다행이었습니다!

담당 의사가 수술이 끝나고 어머니 상태에 대해 설명해 준다고 했는데 안 나타나서 화가 잔뜩 나셨더라고요.

그래도 교수는 만났는데 말이 수술이 잘 됐다며 안심하라고 했다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경추 1, 2번에다가 전신 마취를 했으니 케어하려고 중환자실에 갔구나 싶었습니다.

 

좀 진정한 아버지와 함께 짐을 빼러 갔습니다.

병원 규칙이 환자가 중환자실에 가면 병실에 있는 짐을 빼줘야 한답니다.

내일이면 다시 일반 병실로 옮겨질 거라고 했는데 융통성이 없게 느껴지는 규칙이었습니다.

 

아버지랑 짐을 챙겨서 집으로 오는 길에 환자 상태를 전화로 들었습니다.

급한 환자가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지만 의사가 터키 아이스크림도 아니고 눈앞에서 잡힐락 말락 하니까 황당했습니다.

얼굴은 못 봤지만 수술이 잘 끝났다니 다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