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도토리숲에 가서 굿즈 구경하는 것도 즐거웠고, 코리코 카페에 가면 마녀배달부 키키 속 세상에 들어간 것 같았어요.
앉아서 차를 마시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장소였죠.
키키를 얼마큼 좋아했냐고 물어보면 이타백을 만들 정도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흑역사기도 하고, 그렇게 좋아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해요.
다른 관심사랑 현생을 사느라 지브리를 잊고 지내다가 문득 코리코 카페가 떠올랐습니다.
티스토리를 찾아보니 작년 8월 15일이 마지막 방문이었어요.
기억해 내니까 다시 가고 싶어 졌는데 마침 추석 연휴길래 시간을 냈습니다.
예전과 달리 지갑이 두둑해졌으니 예전에 못 샀던 굿즈도 잔뜩 사고 실컷 즐길 생각이었죠.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들어가서 어떻게 달라졌나 살펴보며, 예전에 썼던 정보 포스팅을 업데이트하고 만반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당연히 도토리숲에 들어가서 새로 나온 굿즈가 있나 살펴보기도 했죠.
미니멀라이프를 하려고 해도 불쑥 불쑥 솟아오르는 물욕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코리코 카페는 예전보다 조금 낡아있었지만, 카페 직원은 여전히 친절했습니다.
음료와 디저트를 주문하고 나오길 기다리면서 가만히 주위를 둘러봤습니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에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예전만큼 설레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열린 문으로 보이는 나무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싱그러운 느낌이 좋았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지지 얼음을 올린 아메리카노와 무화과 타르트가 나왔습니다.
계절 메뉴인 무화과 타르트를 꼭 먹고 싶었거든요.
이때까지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맛이 너무 없는거예요.
위에 얹어진 무화과만 먹고 싶었습니다.
사실 전 달고 느끼한 음식을 별로 안 좋아합니다.
문제는 예전처럼 지브리에 콩깍지가 쓰인 상태라면 그래도 맛있게 먹었을 텐데 지금은 그렇지 않았던 거죠.
일부로 공복 상태로 가서 식사 대용으로 먹었는데도 맛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비싸기는 왜 이렇게 비싼지.
남기기 아까워서 꾸역꾸역 입에 넣었습니다.
아메리카노가 아니었다면 분명 남겼을 거예요.
어딘지 이상한 기분으로 카페 내부에 있는 MD샵으로 향했습니다.
지브리는 굿즈를 정말 예쁘게 만들거든요.
그래서 구경하면서 이것저것 구입할 생각이었습니다.
예전에 사고 싶었던 티 세트와 요즘 나온 굿즈 중 가지고 싶었던 걸 사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코리코 카페와 타바론이 콜라보한 티 세트입니다.
가격은 18,000원이고 패키지에 키키 일러스트가 있는 게 특징입니다.
6가지 맛 티백이 각각 하나씩 들어있습니다.
타바론 웹 사이트에서 비슷한 구성의 제품을 15,000원에 팔고 있으니 3,000원은 패키지 값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덮개 부분에 원화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는데 예쁩니다.
맛은 평범한 티입니다.
예쁘긴 하지만 굿즈를 사도 기분이 좋아지진 않았습니다.
정말 좋아했던 카페였는데 이젠 예전처럼 설레지 않아서 슬펐습니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을 때도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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