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일기] 2. 병원 입성기 (수술 1일차)

간병일기
1. 어머니의 수술 (수술 전~당일)	2.  병원 입성기 (수술 1일차)	3. 환자 간병 1일 (수술 2일차)
4. 컨디션 저조 (수술 3일차)	5. 보호자 교대 (수술 4일차)	6. 코로나 환자 간병 (수술 13일차)
7. 동생의 입원 (간병 21일차)	8. 최악의 날 (수술 24일차)

 

 

어머니가 경추수술을 받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족이 겪은 일을 정리했습니다.

 

 

 

간병 1일차 (수술 다음 날)

 

환자 상태가 알고 싶은데 청구서만 칼 같이 도착한다.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생기니까 온 가족이 정신없었습니다.

동생도 집안일하느라 바빴을 겁니다.

 

다음 날 오전 10시에 병원비를 중간 수납하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의료 서비스를 이용했으니 돈을 내는 거야 당연하지만 묘했습니다.

어머니가 일반 병실로 올라간다는 메시지를 기다리고 있어서 그랬나 봅니다.

 

오전 11시쯤, 어머니가 깨어나셨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일반 병실로 옮겨야 하니까 빨리 와달라고 했는데 무리였습니다.

평일이었고, 병원까지 차로 1시간 이상 걸렸기 때문입니다.

저는 면허가 없고, 어제 병원에서 짐을 빼라고 해서 챙길 게 많아져서 아버지 차를 타야 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버지 회사에 손님이 오셔서 일정이 늦어졌습니다.

 

간호사가 어디쯤 왔냐고 계속 전화했지만 미안하진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어재 병실에서 쫓겨났기 때문인 듯합니다.

반차를 쓴 아버지가 집에 오셨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본관 1층의 수납 데스크. 밤에는 한적하다.

 

1층 수납 데스크에서 병원비 중간 수납을 했습니다.

오는 길에 연락을 받았는데 어머니가 기존에 쓰던 병실로 다시 배치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이럴 줄 알았지 싶어서 웃음만 났습니다.

괜히 짐만 왔다 갔다 해서 힘만 뺐습니다.

 

 

출처: 한림대 성심병원

 

어머니께서 하루 중환자실에 계시는 바람에 계획이 어긋났습니다.

보건소에서 받았던 pcr 검사가 무효가 돼서 새로 받았습니다.

 

본관 1층 수납데스크에서 pcr 검사비 4,200원을 냅니다.

그리고 본관이랑 장례식장 사이로 가면 텐트가 나오는데 여기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결과는 당일 오후 11시쯤에 나온다고 했고, 환자 옆에 보호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아버지가 병실로 갔습니다.

내일 출근이지만 수술 바로 다음 날이라 보호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어머니 임장에선 남편이 곁에 있어서 든든했을 겁니다.

 

 

 

어제에 이어서 병원 근처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하고, 대학병원이라 사람이 많아서 피곤했습니다.

 

오늘은 본관 1층에 있는 뚜레쥬르에 있었습니다.

병원 안에서 유일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라 항상 사람이 많았습니다.

빵 종류가 많고 맛있는 것도 한 몫했을 겁니다.

병원 내부에 있어서인지 특이하게 죽도 팔고 있었습니다.

단, 환자는 이용할 수 없고 테이크 아웃만 할 수 있다고 해서 신기했습니다.

 

코로나 시기라 그런지 보호자가 환자 면화를 와도 만나서 이야기할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본관 1층의 뚜레쥬르와 serendip. 뚜레쥬르 영업 시간이 더 길다.

 

뚜레쥬르 옆에 카페가 있습니다.

세렌딥은 테이크 아웃만 돼서 아쉬웠는데 음료 맛은 괜찮았습니다.

여기서도 죽을 팝니다.

 

 

지하 1층에 있는 외부인을 위한 한식당 미담.

오후 5시 반쯤에 아버지랑 지하 1층에 있는 미담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저는 제육덮밥, 아버지는 돌솥비빔밥을 먹었는데 맛이 괜찮았습니다.

밥을 먹고 아버지는 간병하러 가셨고, 저는 뚜레쥬르로 갔습니다.

 

 

빨리 도착해서 고마웠던 pcr 검사.

 

pcr 검사 결과가 도착했습니다.

간호사가 미리 연락을 해준 덕인지 미리 고지한 시간보다 1시간 20분 빨리 왔습니다.

원래라면 12시에 아버지가 집에 도착했을 텐데 다행이었습니다.

고마웠는데 어떻게 전할 방법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아버지한테 검사 결과가 나왔다고 전화했습니다.

접수 데스크가 문 닫은 시간이라 응급실 데스크에서 보호자 출입증을 새로 발급받았습니다.

 

 

커튼이 벽인 6인실. 프라이버시는 없다.

 

오후 10시 반, 드디어 병실에 입성했습니다.

원래 1인실을 쓰고 싶었는데 코로나 환자 전용으로 사용 중이라 지금은 6인실 밖에 없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4인실이어야 될 공간을 6인실로 개조한 것처럼 좁았습니다.

환자 침대랑 보호자 침대를 딱 붙여놓아야 커튼 안에 들어갔고, 침상 간 간격도 옆에 있는 보호자 숨결이 느껴지는 거리였습니다.

하필 옆에 계신 할머니가 코도 심하게 골고 방귀도 많이 뀌었습니다.

 

 

도착 당시 사물함 상황. 아주 지저분했다.

 

어머니가 목이 마르다고 해서 물을 주려고 했는데 정말 지저분했습니다.

정리하고 싶었는데 이미 병실 불이 꺼진 상태라 불가능했습니다.

겨우 컵만 찾아서 물을 받아 빨대를 꽂아 입에 물려줬습니다.

 

사물함 상태를 보니까 아버지가 뭘 하고 계셨던 건지 궁금했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까 어차피 제가 있을 건데 헷갈릴까 봐 안 건드리셨다고 했는데 쓸모없는 배려였습니다.

여기저기 코 고는 소리에 어머니랑 간단히 인사만 하고 잠을 청했습니다.

그래도 이틀간 허탕만 치다가 어머니 얼굴을 보니 반갑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