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문화생활

<악의 꽃>을 읽고

by 노트 주인 2023. 1. 12.
728x90
320x100

 

몇 년 전에 읽고 싶었는데 수첩에 적어놓지 않아서 잊고 있었던 책입니다.

밀리의 서재에서 우연히 발견해서 읽었는데 시집이었습니다.

벌써 두 번째 시집이라니 올해는 낭만적인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축복
전생
인간과 바다
아름다움
이국의 향기
머릿결
나 그대를 밤의 창공처럼 연모한다오
우주 만물을 당신 규방 안에 넣고 싶나요
하지만 흡족지 않았다
진주빛 넘실거리는 옷을 입고

춤추는 뱀
망각의 강
사후의 회한
고양이
향기
살아 있는 횃불
아주 유쾌한 여인에게
고백
밤의 조화
여행으로의 초대

오후의 노래
크레올의 한 부인에게
슬픔과 방랑
가을의 소네트
허구의 사랑
어느 말라바르 여인에게
베르트의 눈
분수
머나먼 곳에
어느 이카로스의 비탄

묵상
알바트로스
자정의 심의
만물교감
가을의 노래

 

총 서른다섯 편의 시가 실려있습니다.

대표 시가 악의 꽃인 줄 알고 기대했는데 그냥 시집 이름이 악의 꽃이었습니다.

 

 

만물교감 Correspondances

자연은 하나의 신전, 그곳의 살아 있는 기둥들은
때때로 난해한 말들을 쏟아내지.
인간이 상징의 숲을 지나게 되면
숲은 친근하게 그를 지켜보네.

멀리서 어우러지는 긴 메아리들같이
어둡고 심오한 조화 속에서
밤처럼 그리고 빛처럼 광대하게
향기와 색채, 그리고 소리가 서로 화답하네.

어린아이 살결처럼 싱싱한 향기,
오보에 소리처럼 감미롭고, 초원처럼 푸르른 향기,
- 썩은 내음에서 풍요롭게 압도적인 향기들까지.

무궁한 사물의 확장력을 지닌 것들은,
호박향, 사향, 안식향, 훈향처럼
정신과 감각의 환희를 노래하네.

 

제일 좋았던 시입니다.

산책하면서 느꼈던 자연이 떠올라서 상쾌해졌고, 향과 관련된 단어의 나열이 좋았습니다.

 

 

돌덩이가 겁에 질린 그대 가슴과
안락함에 길든 옆구리를 짓눌러,
심장의 박동도 갈망도 억눌리고,
모험 찾아 떠나고픈 발도 묶이네.
- 사후의 회한 Remords posthume

분노, 미움, 전율, 공포, 그리고 강요된 힘든 노력
이 모든 겨울이 내 존재 안에 들어오려 하네,
그러면 내 심장은 극지의 지옥 속에 뜬 태양처럼
벌겋게 얼어붙은 덩어리에 지나지 않겠지.
- 가을의 노래 Chant d'automne

 

읽으면서 인상적인 문구만 모았습니다.

셰익스피어 소네트랑 비교하면 자유로운 느낌이었습니다.

320x100
반응형

댓글